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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 THE INSIGHT - MY Review/책 & 영화 리뷰

[책 리뷰] 바깥은 여름_김애란

by 지구 이방인 2021.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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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깥은 여름', 곱씹을수록 제목이 주는 여운이 길다. 이 책은 이름이 맘에 들어 골랐다. '여름'이 주는 초록의 기운, 여름 바다의 청량함을 떠올리며 이 책이 당연히 20대 젊은 청춘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한창 고민이 많던 때라 이 책을 통해 내 또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줄 알았다. 

 

 4분의 3쯤 읽었을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가슴이 저릿하고 답답해 더이상 책장을 넘길 수가 없었다. 그제야 책의 이름을 다시 봤다. 바깥은... 여름.. 여름의 바깥, 책은 여름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 즉, 혹독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   - 바깥은 여름, 작가의 말 中 -

 책은 7개의 단편소설로 엮여 있는데 단편의 주인공은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지 얼마 안 된, '상실'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작가의 말처럼 여름 바깥은 하얀 눈이 흩날리는 겨울과 같은 춥고 시린 시기. 눈비 내리는 겨울처럼 인생에 '상실'같은 혹독한 또 단어가 있을까?. 누구에게나 버거운 경험이고 누군가에게는 인생이 송두리째 바뀔정도로 큰 상처가 남는 경험이기도 하다. 

 

 책을 읽어내려갈 수록, '상실'의 경험을 '바깥은 여름'이라는 제목에 비유한 작가의 통찰이 대단함을 느꼈다. 상실의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것이다. 내 세상은 무너졌는데 나를 제외한 사람, 세상이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고 있을 때의 야속함을, 육체라는 껍데기 하나 사이로 대비되는 사람 사이 감정의 온도차를. 

 

 마치 두어절의 조합이 지금껏 언어로 표현할 길이 없었던 상황을 응축하는 말처럼 느껴진다. 스토리도 좋았지만 제목이 책 완성도에 방점을 찍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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