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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부터 주말저녁까지 '내일'만을 향하는 날이 반복 되면 나는 어떻게 쉬는 사람이었는지 기억이 가물해질 때가 있다.
그러다보면, 내가 일하는 기계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 느낀다. 기계같은 나는 싫지.. 인생을 즐기라고 있는거니까.. 그래서 내 나름 해결책으로는 계획을 세울 때 꼭 휴식시간을 배치하려한다. 물론 다른 할 일에 밀려서 계획처럼 시간이 잘 확보되진 않는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확보한 날에는, 방의 조도를 낮추고 침대에 조용히 누워본다. 대학생때는 작은 자취방 머리 맡에 대왕 집게핀으로 고정해둔 싸구려 조명만 켜도 눈물 날 것 처럼 기뻤다.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휴식시간에 한 두줄씩 읽어 내려가는 책 속 글귀가 나를 온전하게 채워주는 느낌.
지금은 꽤 넓어진 자취방에서, 꽤 근사한 조명 밑에 더 안락한 침대에 누워도 이전과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없다. 그때처럼 퇴근을 해도 모든 걱정이 씻은 듯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저런 생각이 끝없이 몰아치고, 내가 이렇게 한가한 시간을 보내도 되는건지 마음이 조급하다.
요새, 내가 이런 마음을 억누르는 방법은 휴식에 음악을 더하는 것. 이런 저런 음악의 세상을 부유하다 보면 내 집을 찾은 듯 안락하고 감미롭게 느껴지는 음악을 발견할 때가 있다. 시기 마다 가수는 달랐지만 음악의 색깔은 대체로 비슷하다.
지금은 cigaratte after sex의 노래를 돌려 듣고 있다. 92914의 노래도 좋다. 예전에는 on and off , adoy의 노래를 즐겨 듣곤 했지.
나에게 안락한 집의 완성이자 휴식은
낮은 조도의 조명 아래, 따뜻한 침대 위에서 앞으로의 미래가 어찌되든 지금은 나만 생각하겠다는 용기 그리고 그런 나를 위로해주는 잔잔한 음악을 트는 순간이다. 그럴때면 지구에 부유하던 무중력 영혼의 발이 지구 지면에 닿은 것 처럼, 이 곳에서 내가 존재한다는 걸 다시금 생각한다.
세상에서 제일 씁슬하고 달콤한 이 순간, 나는 앞으로도 못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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